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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태 칼럼] 녹음 공화국

지난 2주간 ‘녹취와 도청’에 대한 필자의 칼럼이 나간 후 2019년 3월 2일자 한국의 ‘조선일보’ 사회면에 ‘녹음 공화국’이란 주제로 제 내용과 유사한 한국판 ‘녹취와 도청’에 대한 기사가 실려 오늘 그 마무리를 해 보고자 합니다. 우선 그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신모(33)씨는 최근 학부모와 몇 차례 얼굴을 붉혔다. 아이들 물품을 정리하다가 몇몇 아이 가방에서 소형 녹음기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생략> ...

이후 신씨는 일상생활에서도 누군가 내 얘기를 듣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위축되는 일이 많아졌다. 눈에 익지 않은 물건이라도 있으면 꼭 살피거나 치우는 버릇도 생겼다... <생략> ...

주부들이 방문하는 맘 카페에는 목걸이형 녹음기를 아이 목에 채우거나 아이 옷이나 가방을 찢어 그 안에 녹음기를 넣고 꿰매면 감쪽같다는 식의 글이 공유됐다... <생략> ...

버튼 하나로 상대의 대화를 손쉽게 녹음하는 일이 가능해진 사회가 만든 병리 현상이다. 상대가 모르는 사이 녹음이 진행되고 유출되는 일이 늘어나면서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의도치 않게 사생활을 노출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생략> ...

녹음을 들이밀며 나도 당했다고 하는 '녹투'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범위나 대상이 광범위해 하느냐 당하느냐 하는 문제일 뿐 상대에게 알리지 않고 몰래 하는 녹음이 일상처럼 돼버렸다는 뜻이기도 하다... <생략> ...

가정이나 기업, 학교뿐 아니라 은행이나 병원, 공공기관 심지어 경찰 조사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생략> ...

은근슬쩍 휴대전화를 옆에 두거나 소형 녹음기로 몰래 녹음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놓고 보라는 식도 많다. '녹음하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무언의 경고 메시지다... <생략> ...

녹음 공화국이란 오명엔 많은 이유가 있지만, 녹음에 관대한 법이 첫손에 꼽힌다... <생략> ...  

비밀로 녹음했다 해도 정당한 목적이나 이익이 있고 사회 윤리나 통념에 비춰 용인될 수 있다면 정당성이 인정되는데, 무엇이 정당한 목적인지 등도 명확한 이론이나 판례가 정립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생략> ...

세계적으로 높은 한국의 사기 범죄 발생 비율에서 이유를 찾는 이들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 중 사기 범죄율이 가장 높은 나라... <생략> ...

프랑스와 독일은 상대방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은 녹음은 불법으로 규정한다. 미국은 주마다 다르지만 캘리포니아 등 11개 주에서 통화 상대가 동의하지 않은 녹음을 불법으로 본다... <생략> ...

최근 용산 전자상가 등에선 녹음기만큼 많이 찾는 게 녹음 차단기다. 포털에 '녹음 방지'나 '차단'을 치면 관련 물품이나 노하우가 검색되기도 한다. 정부 기관에서 근무하는 박모씨는 아예 TV를 틀어놓는다. 낮은 TV 소리가 방해 주파수 역할을 해 녹음이나 도청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생략> ...

2017년 자유한국당 김광림 의원은 통화 내용을 녹음하는 경우 그 사실을 통화 상대방에게 고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일명 '통화 녹음 알림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사회 약자들의 방어 수단을 봉쇄한다는 지적이 일며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여러분은 이 기사를 읽고 무슨 생각이 드시는지요? 오늘 필자는 호주 시드니에서는 정당한 승인없이 이뤄지는 이런 형식의 녹취나 도청 혹은 녹음 등이 불법이며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는 이야기를 다시 반복하려는 생각이 없습니다. 단지 정 많고 성실한 우리들이 언제부터 이런 상황에 처해 버렸는지 안타까운 마음에서 반성의 시간을 갖고자 하는 의미가 더 큽니다.

대부분 이런 은밀한(?) 행동은 서로의 신뢰와 믿음이 부족한 상황에서 상대방의 말을 믿지 못하면서 발생한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갑자기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이란 옛 성인들의 고사성어가 생각납니다. 비슷한 것으로 장부일언허인 천금불이(丈夫一言許人 千金不易)가 있습니다. 아마 ‘남아일언은 중천금’이란 말씀은 많이 들어 보셨을 줄 압니다. 유사한 고사성어인 ‘장부일언허인 천금불이’는 “사나이가 한번 약속을 하였으면 그 많은 천금을 주어도 상대방과의 약속을 어기지 않는다”로 같은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런 고사성어는 동서고금 및 남녀노소를 떠나 우리 모두에게 올바른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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