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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정두용] 김정은의 친서정치

김정은 위원장이 2019년 신년사를 발표하기 직전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각각 보낸 친서는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가능성을 다시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김정은으로부터 방금 훌륭한 친서(Great Letter)를 받았으며 우리는 곧 2차회담을 갖게 될 것”이라며 매우 기뻐했다. 그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그리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을 의식해서 인지 “내가 싱가포르에서 김정은을 만나지 않았다면 아시아에 엄청난 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건 사실이다.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핵무기를 그대로 보고 있을 미국이 아니다. 바로 일년 전 만 하더라도 한국에 전쟁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모국방문을 꺼리던 사람들이 있었을 정도로 한반도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었다. 이러한 긴장상황으로부터 역사의 물꼬를 비핵화 협상으로 돌려 놓은 건 누가 뭐래도 문재인 대통령이다. 요즈음 국내요인으로 지지도가 많이 떨어지고 있지만 문대통령의 정치력을 국제사회가 높이 평가하는 이유이다.

김정은이 위기의 순간에 상대국 정상에게 친서를 보내 국면전환을 시도하는 방식은 김일성이나 김정일에게서는 전혀 없었던 일이다. 김정은의 친서는 곧 바로 2019년 신년사로 이어졌다. 예년과는 달리 그는 미국이나 유럽 여러 나라 정상들처럼 집무실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는데 주목할만한 부분은 역시 비핵화 문제로 “우리는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임을 재차 강조함으로써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30분간 이어진 신년사에서 특히 주목할만한 부분은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한 부분인데 그는 연설 말미에서 “앞으로 언제든지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있지만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 약속을 지키지 않고 북한에 양보를 강요하거나 압박을 지속한다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부득불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 도 있다” 고 말했다.

이 부분을 두고 보수와 진보진영의 해석이 엇갈린다. 보수 일각에서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하는 한편 진보진영에서는 문맥상으로 보아 완전한 비핵화를 먼저 언급했으므로 ‘새로운 길’의 의미는 미국이 일방적 양보를 강요할 경우 중국이나 러시아 등 북한에 우호적인 주변 강대국을 끌어들여 ‘다자간 협상’으로 몰고 가려는 의지라고 해석한다.(정세현 전통일부장관) 미 국무부는 이 부분의 표현이 마음에 걸렸는지 공식 논평을 사양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월2일 그의 트위터에서 김정은의 신년사 내용을 직접 소개했는데 직역하면 이렇다. “김정은 위원장이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 않으며 그것을 전파하지도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나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으며 나도 ‘북한이 위대한 경제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김정은 위원장을 다시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트럼프의 해석은 낙관적이다. 그러나 이번 김정은 신년사는 문맥상의 미묘함으로 말미암아 미국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김정은 신년사에 대하여 “비핵화 협상이 원점으로 되돌아왔다”고 혹평했다.

그러면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신년사에서 왜 이렇게 오해의 소지가 있는 애매한 표현을 쓴 것일까? 그는 미국이 리비아로부터 핵무기를 빼앗은 다음 카다피를 제거해버린 사례가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미국을 믿지 못하는 것 같다. 반대로 미국도 역시 북한을 못 믿겠으니까 북한이 먼저 완전한 비핵화를 해야 제재를 풀겠다는 방침(All or Nothing policy)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북한은 지난 5일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하여 미국에게 “털끝만한 양보도 기대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이제는 미국이 행동할 차례라고 주장했다. 비핵화 전망이 낙관하기 만은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나는 조만간 열리게 될 2차 북미회담에서는 북한이 “가지고 있어봤자 써먹지도 못할 핵, 그냥 통 크게 다 내려놓고 미국에 구걸이라도 해서 하루빨리 개방경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짐 로저스’가 최근 일본의 한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의미 있는 예언을 했는데 그는 “세계경제가 이미 붕괴의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북한이 개방되면 한국은 세계경제 붕괴의 영향을 받지 않고 세계인의 왕래가 빈번해질 것이므로 나는 그 때를 대비해서 대한항공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지금이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이 우리 민족의 공동번영과 한반도 평화를 위하여 허락하시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우리 민족이 트럼프 임기 중에 기필코 종전선언과 평화조약을 얻어내야 하는 이유이다.

 

정 두 용  목사

아이오나 콜럼바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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