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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홀러에서 셰프 겸 레스토랑 주인으로”...‘이민을 꿈꾸는 너에게’ 저자 박가영씨

“가진 거라곤 알바 경력밖에 없는 흙수저에 고작 전문대 출신, 한국에서 정한 기준에는 절대 미치지 못하는 내가 언젠간 행복해질 수 있을까?”

호주에 온지 딱 10년이 지나 퓨전 한식 레스토랑 ‘수다’와 ‘네모’ 두 곳을 열었다. 지금은 세번째 레스토랑을 준비 중이다. 대단한 부자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괜찮게 산다. 삶의 질이 무슨 뜻인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책 ‘이민을 꿈꾸는 너에게’에 담긴 저자 박가영씨의 호주 이민 정착기에 대한 이야기다.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와서 정착한 기자 역시 그의 모든 글귀 하나하나가 공감되고 힐링이 됐다. 이렇듯 그의 이야기는 이민을 꿈꾸는 사람, 이민을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과 감동을 선사한다.   

 

이민은 행복의 수단

 

학창 시절, 다들 전문직 혹은 대기업을 꿈꿀 때 꿈이라곤 맥도널드 정규직이 되는 게 전부였다. 머리 터지게 공부하지 않은 자에게는 꿈을 가질 자격 조차도 없는게 사회 분위기 이니 말이다. 그래서 꿈꾸기를 포기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한심한 애' 취급을 받았고, 돈을 벌러 뛰어든 아르바이트 전선에서는 온갖 굴욕적인 순간을 겪어야 했다.

당장 도망칠 곳이 필요했다. 호주가 특별했다기보다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바로 떠날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 유학생 그리고 이민 정착까지 마냥 즐겁고 행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면 오산이다. 물가는 비싸고 한국에서 당연시 여기는 것들이 통하지 않아 당황하기도 한다. 때론 차별적 시선을 받아야 하는 것 역시 이민자로서 감당해야 할 몫이다.

박가영씨 역시 소박하게 벌고 아껴쓰며 마음만큼은 여유롭게 생활했지만, 호주도 자본주의 사회였고 이민을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많은 돈이 필요한 만큼 치열하게 일을 해야만 했다.

학비를 모으기 위해 아르바이트 3개를 동시에 하며 6개월이 지나니 1만 달러가 모였다. 사실 한국에서였으면 불가능한 일 이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호주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성실히 일한 만큼 대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의 질이라는게 더 비싼 걸 먹고, 더 좋은 차를 타는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는 편안함과 풍요로움이란 걸 그는 호주의 삶 속에서 깨달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문화의 차이와 환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에서는 수월하게 공짜로 해결될 일들이 호주에서는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한달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일도 비일비재 하기 때문이다. 고장난 노트북 수리를 맡길때 설사 수리가 불가능할 지라도 기술자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되며, 5달러 짜리 피자를 시키는 데도 배달 비용을 내야 한다. 느린 인터넷도 한국과 비교할수도 없이 불편한 요소이기도 하다.

불편하고 느린 호주, 모든 것이 빠르고 편리한 한국. 무조건 어디가 좋다고 판단하기보단 나에게 맞는 곳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박가영씨는 강조한다.

이민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 행복의 목적이 될 수 없다. 나에게는 인생 최고의 결정이라고 느껴지는 이민도, 어떤 사람들에게는 인생 최악의 결정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행복하기만 한 호주의 하루하루가 끔찍하게 싫다고, 지옥 같다며 역이민으로 한국에 돌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책에 소개한다.

이 책은 박가영씨가 자신처럼 이민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을 해주기 위해 편지글 형식으로 쓴 책이다. 호주로 간 이후 정착 과정에서 필요한 것들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내용도 상당 부분 담겼다.

 

 

모던 코리안 스타일 추구

취업 준비생이 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세상 구경과 영어 공부를 하겠다고 호주에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왔지만, 1년을 다 채우고 나서도 사실상 아무것도 제대로 한 건 없었다. 빈손으로 돌아가자니 허무했고, 여유로운 호주 삶에 익숙해 져버려 다시 치열한 한국 사회로 돌아갈 엄두도 나지 않았다.

하루에 라면 반 개씩 쪼개서 두끼를 해결하며 학비를 충당해 요리학교 유학까지 마쳤고, 좋은 곳에 취업하는 행운도 따랐다. 그리고 지금은 멜버른에 있는 레스토랑 팀을 이끌고 있는 오너 쉐프다.

해외창업이라는 거창한 이야기가 나의 삶이 될 거라는 상상은 해본적이 없다. 꼭 ‘넘사벽 연예인 급’ 남자친구를 만나고 있는 느낌이다. 이 작고 예쁘고 활기차고 작은 공간이 나의 레스토랑이라는 사실이, 생각하면 할수록 믿어지지가 않는다.

어이없는 사기에 휘말려 어처구니 없이 인수했던 첫 가계 ‘수다’는 현재 멜버른에서 베스트 아시안 레스토랑을 손꼽힌다. 인수하며 모자란 돈은 직장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해 채웠고, 오픈 첫날은 돈이 없어 집에 있는 저금통을 깨서 거스름돈을 줄 정도로 첫 시작은 쉽지 않았다.

수다는 ‘퓨전 한식’을 토대로 하고 있다. 멜버른은 호주에서 가장 식문화가 발전했다고 꼽힐 정도로 ‘맛’과 ‘멋’을 추구하는 지역이다.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아시안 요리가 트랜드인 요즘 스타일에 맞춰 메뉴를 결정했다.

정통 갈비찜이나 떡갈비를 우드 트레이에 빵과 함께 담아내 보기도 하고, 불닭으로 파이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장조림을 베이징 덕 식으로 이용해 밀전병 쌈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케일로 사찰 스타일의 코리안 팬케이크을 만들었다,

구운 터키 치즈인 ‘할루미’와 구운 떡으로 만든 전채 요리는 수다의 최고 인기 메뉴다. 서양인들은 떡의 찐득 거리는 식감을 싫어하기 때문에, 떡을 구워 바삭거리는 식감을 더해봤더니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렇듯 수다의 메뉴는 전통 한식과 서양인의 입맛에 맞는 퓨전 한식으로 이뤄진 ‘모던 코리안 스타일’로 구성돼 있다.

 

행복에 대한 새로운 정의

 

이후 두 개의 레스토랑의 사장님으로 불리며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호주 생활 8년차가 될 즈음 우울감이 찾아왔다. 워킹홀리데이로 떠밀리듯 호주로 오고 난 뒤로 앞만보고 8년을 달려온 지난 세월을 돌아보니 문득 허무감도 몰려왔다.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던터라 블로그에 나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고 책으로 출간됐다. 올해는 초청을 받아 4번의 강연과 2번의 인터뷰를 하기 위해 한국에 방문하기도 했다.

함께 동업하는 분들과 이제는 세번째 레스토랑을 막 시작했고, 글로 계속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고 우울감이 다 사라지진 않았다. 하지만 나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며 나의 방식대로 ‘잘’ 살아가고 싶다.

그는 행복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불필요한 틀에 자신을 맞추지 말고 ‘스스로 삶의 박자를 맞추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긴 글 끝에 내가 결국에 하고 싶었던 말들은 이거였던 것 같아. 나 같은 사람도 알고보니 무언가를 가지고 있더라. 너는 분명히 나보다 더 대단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을 거야. 아직 발견하지 못 했을 뿐이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서,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지 말자. 숨겨진 재산이 있는데 모르고 죽는 건 너무 아깝잖아. 언젠가 현실과 타협하더라도, 혹시나 하는 마음을 버리지는 말자." - ‘이민을 꿈꾸는 너에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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