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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숙희 칼럼] 혼자 난리입니다(I)

A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교회도 열심히 다니고 한국 최고의 학벌을 나왔다. 나이가 들어 70세가 다 되어도 창의력, 정의감도 있으며 사물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합리적인 남자이다. 그가 소속한 어느 모임에서 버스를 전세 내어 어디 소풍을 가기로 합의하였다. A는 갈 사람을 모집하는 일을 맡았고 B는 버스를 전세 내는 일을 담당하였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B에게 의논할 일이 있어 전화를 했더니 받지도 않고 메세지를 넣었는데도 며칠째 답장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중요한 공적인 일로 연락을 하는데도 대답이 없는 것은 자신을 무시함이 틀림없다며 기분이 나빠져서 공동카톡방을 나와 버렸다고 했다.

우리는 일상에서 이런 비슷한 상황 즉 ‘사태를 미리 예단’하여 (Jump to the conclusion) ‘막연한 추측’ (Assumption)으로 오해하여 ‘혼자 난리인 현상’ (making a big fuss for nothing)을 흔히 겪게 된다. 그래서 상대방에 대한 원망과 서운함이 들면서 상대와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소속의 집단 유대마저 흔들게 된다. 즉 자신이 정한 기대감 즉 기준을 세워놓고 그 기대에 미치지 않으면 화를 낸다. 상대방의 상황을 가정하고 해석하다보니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면서 결국 대인 관계 갈등까지 초래한다. 위의 예는 간단한 것이지만 많은 대인 관계의 갈등이 이런 늘 ‘막연한 추측’ 이라는 소통 문제로 시작된다.

소통을 언어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나의 전공이고 상담학을 공부한 적이 있어 소통을 나름대로 잘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십 년간 호주직장에서 호주인과 생활하면서 한국인은 호주인에 비해 소통에 많은 문제가 있음을 깨달았다. 전통 호주 수퍼바이저(B’)에 대해 차별 대우한다고 스스로 (A’) 해석하여 담을 쌓고 그로 인해 미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결국 나만 손해 보는 일이 많았다. 예를 들어, 다른 지방 캠퍼스에서 매년 열리는 심포지엄 참석자 명단에 두 해째나 내 이름이 빠져 있었다. 처음엔 ‘그럴 수 있겠지’생각하고 무시했다. 우연히 삼 년째에는 같은 방을 쓰는 동료가 프린트한 이메일에서 심포지엄 초대장을 발견했다. 그러나 나는 그 메일을 받지 못했다. 두 해까지는 실수라 해도 이건 명백한 차별의 증거 라고 생각한 나는 분기탱천하여 다른 방 동료에게 이 사실을 말했다. 나의 이야기를 들은 동료는 함께 분노할 줄 알았는데 너무나 태연하게 그러면 수퍼바이저에게 확인해 보면 될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 뒤 알고 보니 지도교수가 보낸 그 메일은 캐쥬얼로 일하는 교수들에게만 보내는 것이였기 때문에 풀타임인 내가 명단에 빠진 것이었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 수퍼바이저가 차별하는 경향이 사실이라 해도 내가 느끼는 불쾌함은 대부분 나의 오해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확실히 배웠다. 이런 계기들로 내자신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가를 인식하고 개인적으로 성공적인 소통에 대한 글을 많이 읽고 배우기 위해 노력해왔다.

인지행동심리 (Cognitive Behavior Theory:  CBT)학자로 유명한 상담전문가 반스(Dr David Burns)박사에 의하면 대인관계의 갈등은 거의 90%가 자신이 가진 ‘인지부조화’ (Cognitive distortions)에서 비롯한 ‘잘못된 생각’ (Faulty thinking)에서 기인한다. 그래서 기분이 나빠지고 심하면 우울증 등 대인기피증이 생긴다.

그에 의하면 인간은 늘 열 가지 생각의 오류를 흔히 저지르고 있다고 한다. 지면 제한상 그 중에서 위의 사건과 관련된 것만 요약해 보자. 1.지나친 일반화(Overgeneralization- 항상 나에게만 일어난다는 생각), 2.상대의 부정적인 것만 보는 경향(Disqualifying the positive), 3.서둘러 예단하기(Jumping to the conclusion), 4.당연함(Shoudness) 5.확대와 축소(Magnification or minimization)등이다. (cf.  ‘Feeling Good’ by Dr D Burns, MD).

‘당연함’은 자기 가치기준으로 상대방에게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강요하면서 그렇지 못할 때 생기는 갭을 모든 갈등의 원인으로 본다. 이 모든 것이 흔히 말하는 추측 (Assumption) 과 오해로 귀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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