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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강계형] 아 전 태일

“사랑하는 친우여, 받아 읽어주게.

친우여, 나를 아는 모든 나여.

나를 모르는 모든 나여, 부탁이 있네.

나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영원히

잊지 말아주게.

 

그리고 바라네. 그대들 소중한 추억의

서재에 간직하여 주게.

뇌성 번개가 이 작은 육신을 태우고

꺾어버린다고 해도,

하늘이 나에게만 꺼져 내려온다 해도,

그대 소중한 추억에 간직된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을 걸세.”

 

-후략-

 

지금부터 48년 전 오늘,  1970년 11월 12일.

스물 두 살의 꽃다운 청년 전태일은 유서 같은 이 아름다운 한편의 시를 남기고 온몸에 석유를 붓고 자신의 몸에 불꽃을 당겨 장렬히 산화하였다.

 전태일은 평화시장 봉재 공장의 재단사로 일하며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위생환경 개선을 요구하였으나 번번이 거절 당하였다.

그가 평소에 존경했던 박정희 대통령에게도 편지를 보냈으나 전달되지 않았다. 그는 온몸에 불이 붙은 채 평화시장을 뛰었지만 사람들은 쳐다보기만 하였다. 병원에 도착한 뒤에도 주사 비용이 필요하여 근로감독관의 보증이 필요하다 했지만, 근로감독관은 보증을 거부했고, 다시 옮겨진 성모병원에서는 가망이 없다는 이유로 그를 3시간 동안 방치하였다.

전태일은 1948년 9월 28일 대구 남산동의 한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1964년에  남동생을 데리고 가출하여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재단 견습공으로 일하였다.

1965년 삼일 사 미싱사로 일하며, 어린 여공들이 쥐꼬리 월급과 열악한 근무 위생환경 그리고 장시간 중노동에 시달리는 것을 보며 노동운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1969년 6월 평화시장 최초의 노동운동 조직인 바보 회를 창립하고 근로기준법을 여공들에게 알렸다. 그는 청계천 일대의 노동실태를 조사하여 청원서를 노동청에 냈으나 돌아온 답변은 경멸과 비웃음 뿐이었다. 길바닥에 쓰러진 전태일은 병원으로 실려갔으며 이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온 어머니 이 소선 여사에게 전 태일은 “어머니,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마세요. 내가 못다 이룬 일을 어머니가 대신 이뤄 주세요” 라는 유언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

 

1만 5천원 짜리 주사 두 대면 우선 화기는 가시게 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말에, 어머니는 빚을 내서라도 돈을 갚을 터이니 그 주사를 맞게 해 달라고 애원하자 의사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그러면 근로감독관에게 가서 보증을 받아 오라고 했다. 하지만 근로감독관은 “내가 왜 보증을 서나?” 라고 내뱉고는 자리를 피해 버렸다고 한다.

그 당시 서울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조영래 (후에 인권변호사가 된다) 는 청년 전태일의 죽음을 듣고 다음과 같은 시를 발표하였다.

 

“저 처절한 불길을 보라.

저기서 노동자의 아픔이 탄다.

아, 노예의 호적은 불살라지고

끝없는 망설임도 마침내 끊겨버린

저기서 노동자의 의지가, 노동자의 저항이,

노동자의 자유가 불타 오른다.

 

저 황홀한 불꽃을 보아라.

저 참혹한 사랑을 보아라.

저 위대한 분노를 보아라.                                                             

아아, 불길 속에 휩싸이며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외치는

저것은 죽음이 아니다.                                        

저것은 패배가 아니다.”                                  

 

 -후략-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죽은 지 48년,  조영래가 떠난 지도 28년이 된다.

한때는 숨죽여 불러야 했던 그 이름 전태일- 훗날엔 아름다운 청년으로 당당히 부활하였다. 이젠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정당마저 국회에 진출하였다. 전태일과 조영래는 비록 이 세상에선 서로 만나지 못했지만 하늘에선 다정한 이웃으로 만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꿈꾸던 나라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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