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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자치 축제의 ‘꽃’ 보령머드 축제

짜릿한 진흙의 대향연에 몰려든 내외국인 568만명
보령머드축제 국제화에 불을 지핀 호주의 제니퍼 호킨스

 

보령머드 축제는 분명 대한민국 최대의 글로벌 축제다.

여타 지방 자치 단체 축제와는 달리 글로벌 인지도도 높고 외국인을 포함한 축제 방문객 수 역시 단연 최고다.

2018 보령축제에는 총 568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지난 2005년 호주 출신의 미스유니버스(2004) 제니퍼 호킨스가 한국관광공사의 후원으로 Ch7과 함께 보령 머드 축제의 현장을 특집으로 담으면서 보령머드축제는 국제적 유명세를 본격적으로 누리기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제니퍼 호킨스 역시 보령머드축제를 기점으로 ‘2004년 미스 유니버스’에서 글로벌 셀리브리티’로 유명세를 톡톡히 누리기 시작한 바 있다.

아무튼 2005년 이후 보령머드축제는 한국 지방 자치 단체 주최의 행사로는 독보적 존재감을 구축해왔다.  

 

피부색을 통일시킨 보령머드축제

짜릿한 일탈! 말 그대로 난장판이자 아수라장이었다.

이전투구(泥田鬪狗)라는 감탄 섞인 우스개조차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는 신명의 야단법석.

한국의 대표적 글로벌 축제인 보령머드축제는 이렇듯 올해도 대천해수욕장 일대를 뜨겁게 달궜다.

국적, 인종, 언어, 남녀, 미추, 노소를 떠나 모두가 순식간에 하나 된 열정과 기쁨의 현장! 온몸에 머드를 바르고 진흙탕에 빠져 뒹굴고 뛰노는 사이, 한여름 불볕더위는 꽁무니를 싹 감춘 채 거짓말처럼 달아나고 없었다.

 

<'난장판'이 연출된 머드광장 머드탕>

 

<인산인해를 이루는 머드광장>

 

 "우리는 같은 피부색! 그래서 모두가 하나다!"
폭염이 온 세상을 후끈하게 달군 지난 7월 중순, 대천해수욕장 머드광장의 대형머드탕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진흙탕물을 흠뻑 뒤집어쓴 피서객들로 넘쳐났다.

몸을 진흙 물에 풍덩 담근 채 눈 감고 무아지경에 빠져든 이가 있는가 하면 서로의 몸에 머드를 끼얹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모두가 한 색깔로 같은 물속에서 노닐다 보니 일체감과 동질감이 순식간에 커지는 듯했다.

동심에 빠져드는가 싶으면 슬슬 발동하는 게 바로 장난기! 한 심술쟁이가 진흙탕물을 살짝살짝 튀겨 시비를 걸자 상대 역시 기다렸다는 듯 환호성과 함께 흙탕물을 발로 차고 손으로 퍼부으며 벼락같이 반격에 나섰다.

일순간 확산하는 신명의 진흙탕 난투극! 머드탕은 삽시간에 두 편으로 나뉘어 카오스 상태의 난장판이 돼버렸다. 하지만 잠시 뒤 이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서로 끌어안거나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희희낙락이었다.

네 명의 친구와 축제장을 찾은 미국인 애슐리 멀린스(25·여·평택) 씨는 "열 달 전에 한국에 왔는데 이처럼 멋진 축제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면서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맘껏 피서도 하고 한국도 더욱 깊이 알게 돼 참 좋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서울에서 온 김환승(54) 씨도 "외국인이 많이 오는 축제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막상 보니 딴 나라에 온 듯하다"며 "함께 어울리는 사이 모두가 친구처럼 가깝게 느껴진다"고 첫 머드 체험의 감회를 들려줬다.

 

<머드축제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세계인이 함께 펼치는 '진흙의 대향연'

국내 최대의 글로벌 축제인 보령머드축제가 지난 7월 13일부터 22일까지 충남 보령의 대천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렸다.

올해로 21회째를 맞은 보령머드축제 조직위는 '세계인과 함께하는 신나는 머드체험'을 주제로, '가자 보령으로, 놀자 머드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숨 가쁘게 진행해 관광객과 피서객들에게 기쁨을 한가득 안겼다.

첫날인 7월 13일 오전 머드광장의 머드체험시설 개장식으로 시작된 축제는 이튿날 오전의 갯벌마라톤대회와 오후의 공군 블랙이글스 에어쇼, 저녁의 개막식과 축하공연, 불꽃 판타지쇼가 펼쳐지며 뜨겁게 달아올랐다.

축제 기간에 진행된 프로그램은 모두 60개. 머드광장과 시민탑광장에 일반존과 패밀리존이 각각 설치되고 대형머드탕, 머드슈퍼슬라이드, 머드키즈랜드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가족끼리, 친구끼리, 혹은 연인끼리 진흙이 안겨주는 묘미와 희열을 맘껏 향유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외국인이 대거 참여한 남곡동 갯벌체험장의 갯벌 마라톤대회와 공군기들이 펼쳐낸 환상의 블랙이글스 에어쇼 등 연계행사도 줄을 이었다. 머드의 느낌을 온몸으로 다양하게 체험하는 머드런 프로그램이 신설돼 눈길을 끌었고, 관광객들이 무대 공연자와 함께 춤추며 노래하는 머드몹신 역시 신명과 감동을 온몸으로 만끽하게 했다.

바다에서는 카약 타기, 플라잉 보드쇼 등의 해양 어드벤처 체험을 즐길 수 있었다. 코요테, 박현빈, 소녀주의보, 김건모 등 인기 연예인들은 공연과 퍼포먼스로 연일 열광의 무대를 연출했다.

그중 7월 14일 오후 해변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머드몹신은 열광의 도가니를 연출했다. 4인조 걸그룹의 노래와 함께 힘찬 타악음이 사방을 쩌렁쩌렁 울리자 무대 앞 모래사장에 빼곡히 늘어선 피서객들은 너나없이 두 손을 머리 위로 치켜든 채 흔들흔들 막춤을 춰댔다.

이윽고 무대에서 폭발하듯 마구 터져 나오는 십여 개의 머드 물대포들. 그 힘찬 세례에 혼비백산의 야단법석이 돼버린 축제장은 함성과 박수 속에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애인의 어깨에 오른 아가씨도, 아빠의 목말을 탄 어린이도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며 흥겨움에 빠져들었다. 음료수병을 손에 들고 춤추던 제니 사이프스(32·여·캐나다) 씨는 "너무너무 좋아요! 내년에도 올래요!"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고, 천안에서 온 김준형(27) 씨 역시 "두 번째 축제 참가인데 저절로 일어나는 흥을 어쩔 수 없어요! 정말 신나요!"라며 웃음을 얼굴 가득 올렸다.'

 

<남곡동 갯벌체험장에서 펼쳐진 마라톤대회>

천혜의 보령 바다 진흙화장품 홍보로 시작된 축제 

예부터 진흙은 미용과 상처치료에 좋은 기초 화장품이었다. 고대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 여왕이 머드 화장으로 피부를 관리해왔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중세 프랑스 상류사회에서도 미용과 건강을 위해 머드 화장을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보령머드축제의 개최 배경에도 이 같은 화장품이 있었다. 1996년 바다 진흙을 이용해 머드팩 등 16종의 머드화장품을 개발한 보령시는 1998년 여름 제1회 머드축제를 개최하며 화장품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136km에 이르는 보령의 리아스식 해안은 고운 바다 진흙이 풍부해 말 그대로 보배와 같은 땅이다. 올해로 개장 70주년을 맞은 대천해수욕장은 동양에서 유일한 패각분(조개껍데기) 백사장으로 유명하다. 세계 5대 갯벌로 꼽히는 이곳 보령 일대의 진흙은 미네랄, 게르마늄, 벤토나이트 등 성분이 함유돼 피부 미용에 좋은 효과가 있음이 밝혀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청정 갯벌에서 채취한 천연 진흙을 원료로 만든 보령머드화장품은 피부 노화 방지와 피부 노폐물 제거 등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이에 보령시는 화장품 홍보를 위해 참가자 모두가 천연의 머드를 온몸에 바르고 갯벌을 함께 뒹굴며 하나가 되게 하는 체험형 축제를 개최함으로써 나라 안팎에서 일약 명성을 얻었다.

축제 성공과 더불어 기간도 길어져 첫회 4일이던 것이 4회부터 7일로, 10회부터는 9일로 늘었고 16회 때인 2013년 이후엔 매년 10일 일정으로 개최되고 있다. '보령' 하면 '머드'를, '머드' 하면 '보령'을 떠올릴 만큼 머드와 축제는 쌍두마차처럼 지역 이미지 고양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초창기엔 축제 프로그램 참가자가 대부분 외국인이었다"면서 "내국인이 적었던 건 수영복 차림에 온몸에 진흙을 바르고 격의 없이 만나는 데 익숙지 않은 우리의 체면문화와 관련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6회 축제 이후부터 내국인 체험자도 대폭 늘어 누구나 부담 없이 활발하게 참가하는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이에 힘입어 보령머드축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대표적 지역축제로 떠올랐다. 2006년과 2007년에 문화관광부의 대한민국 최우수축제로 선정된 데 이어 2008년부터 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발돋움하며 세계적 축제로 도약하는 발판을 굳혔다.

나아가 2011년부터는 대한민국 명예대표축제, 2015년부터는 글로벌 육성축제로 내리 지정되는 등 국내 최정상의 성공축제로 승승장구했다. 보령머드축제는 2009년 중국, 2015년과 2016년 스페인, 2017년 뉴질랜드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축제로도 힘차게 도약해왔다.

<신나는 머드런 현장 [사진/보령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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