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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태 칼럼] 협상의 달인

시드니에서 변호사로 소송 등을 진행하면서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는 덕목(?) 중의 하나가 ‘협상’입니다. 민사소송은 물론이고 형사소송 및 심지어는 가정법과 관련된 소송을 하면서도 협상의 중요성을 매번 느끼곤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언제부터인가 어떤 사건을 막론하고 재판장님도 정식 재판에 앞서 ‘상대방과 협상을 시도한 후 다시 오라’는 지시를 자주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심지어는 변호사들 중에서도 이런 협상만 전문으로 하는 ‘Mediator’란 직책을 가진 전문가들도 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문용어로 협상을 ‘Mediation’이라고 하는데 오늘은 협상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보통 민사소송은 거두절미하고 대부분의 경우 채무에 관한 사건이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원고와 피고간의 금전적 거래에서 한쪽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사건이 민사소송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돈을 차용한 피고가 원고에게 약속한 이행조건들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민사소송의 불씨가 시작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만 ‘역지사지’로 돈을 차용한 피고의 입장을 조금만 헤아려 이자를 감면해 주는 방법이나 원금을 분할로 지불할 수 있게 자비를 베푸는 방법도 원만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협상의 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조건 법대로 처리할 경우 비록 재판에서는 승소를 하였지만 ‘빛좋은 개살구’가 될 수도 있음을 인지하셔야 합니다.

여기서 무조건 협상을 하시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가능한 협상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라는 점을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이런 방법 저런 방법을 모두 동원해서도 상대방이 반응을 하지 않는 경우엔 차선책으로 소송을 하셔야 하겠지만 무조건 처음부터 소송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형사소송에서도 ‘협상’을 시도하게 하는 노력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가령 피의자가 어떤 특정 혐의로 재판을 받을 경우 처음부터 순순히 본인의 죄를 인정하게 하여 형량을 줄여 주는 특혜나 피의자의 변론을 담당하는 변호사가 경찰이나 검찰과 ‘협상’을 하여 조금 더 ‘부드럽고 저렴한 죄명’으로 자신의 의뢰인을 보호하는 상황도 자주 발생합니다. 일명 ‘Plea Bargaining’이라는 협상의 한 방법인데 그 의도는 불필요한 재판을 하지 않고 어느 정도 선에서 혐의를 인정하는 대신 형량을 줄여 달라는 이 역시 일종의 협상입니다.

또 종종 피의자의 기소장을 보면 대부분의 경우 피해자의 입장에서 작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피의자가 피해자를 때린 경우 (비록 우발적인 상황에서도) 기소장은 피의자가 사전에 모의를 하고 작정(?)하고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혔다는 식으로 서술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피의자를 대변하는 변호사가 피해자의 입장에서 작성한 기소장 내용 중 주관적인 내용은 협상을 통해 삭제할 수 있습니다.

가령 “...피의자가 욕을 하면서 힘차게 주먹을 휘두르며 피해자를 코너에 몰아 놓은 후 여려차례 죽일 듯 쎄게 때렸다...”가 검찰과 협상을 통해 “... 피의자가 피해자를 2번 때렸다...”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인정할 것만 협상을 통해 기소장에 서술하는 방법입니다.

이런 협상은 가정법을 다루는 가정법원에서도 가능합니다. 종종 재산분할과 아이들의 양육권 및 친권 등에 대한 재판도 협상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아이들의 친권 및 양육권 그리고 그 부모들이 평생 일궈놓은 재산에 대한 내막(?)은 당사자만이 가장 잘 안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종종 이성적으로 생각을 못 하고 억울한(?) 감정으로 소송을 할 경우 결국엔 변호사의 수임료만 높인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물론 소송이 불가피한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협상으로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사건들이 (제 의뢰인들의 경우) 약 80% 정도는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보통 5건의 소송 중 평균 4건 정도는 소송없이 원만한 협상으로 끝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이런 생각 역시 제 사견이며 다른 변호사분들의 생각과 다를 수 있음을 미리 시인합니다.

필자가 생각하는 유능하고 좋은 변호사는 소송을 잘 하는 변호사보다 상대방과 협상을 잘 하는 “협상의 달인”으로 경제적 그리고 시간적 낭비를 줄이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부디 여러분의 사건도 원만한 협상으로 부드럽게(?) 끝나시길 기원드립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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