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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가족을 자살로 떠나 보냈습니다” 자살예방전문가 정규환

 

할아버지 5형제..그리고 친척형이 자살로 삶을 떠나는 것을 들으면서 지내왔다. 세상을 떠난 가족들을 보면서 상처를 안고 자란 아버지는 어려움이 닥칠때마다 술을 드시고 과격한 행동들이 계속 됐고, 아들인 그 역시 힘든 학창시절을 겪어야만 했다. 가정의 분위기는 한없이 무겁고 전쟁터와 같은 불안함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도 의지할 존재가 있었다. 바로 2살 위의 누나였다. 삶의 동아줄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어느날, 유일하게 믿고 의지하는 누나가 사라졌다.

대학 졸업식날 그의 누나는 세상을 등졌다. 유서도 없이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채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누나의 선택에 그는 큰 충격을 받았다. 하나뿐인 동생으로서 고민과 아픔을 나눠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가슴을 짓눌렀다.

이후 알고 보니 누나는 학교에 적응을 못하고 1년넘게 출석을 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가족이 참석하기로 한 졸업식날이 다가오자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누나의 죽음 이후 삶은 생지옥이 됐다. 입과 귀가 닫혔고 일상이 술로 채워졌다. 주변 사람들은 날카롭고 공격적인 모습만 남은 그를 피하기 일쑤였다. 자연스레 대인관계는 하나씩 끊어졌다. 상실감이 극에 달하면서 누나의 뒤를 따라가려 결심을 하기도 했다. 자식을 잃은 충격에 빠진 부모님 역시 생업을 접었고 가족은 대화를 잊은 채 각자 고립의 길을 걸었다.

살아있는 것이 너무 힘들고 땅끝까지 추락하는 것만 같았다. 끝날것 같지 않은 어둠의 터널, 절망속에서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은 어두운 터널 끝에 한줄기 빛이 찾아왔다.

생명의 하나님께서 그곳에 계셨다.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현재 자살예방 전문가 및 워쉽댄스 사역자로 활동하고 있는 정규환 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히즈라이트의 크리스마스 공연>

 

어두운 터널 끝, 한줄기 빛

호주 공항에서 우연히 만난 한 성도와 서로의 아픈 과거를 털어놓은 게 계기였다. 성도는 출석하던 교회로 정씨를 전도했고 정씨는 신앙 공동체 안에서 처음으로 치유와 회복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는 “성도들과 삶을 나누는 동안 온몸에 독이 빠지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특히 고난과 슬픔을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은 물론 이야기를 듣는 다른 사람도 ‘터닝 포인트’를 마주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년 여 동안의 호주 생활은 정씨가 인생 2막을 여는 마중물이 돼줬다.

(기적과도 같은 호주에서의 하나님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주에 게재될 예정이다)

한국으로 돌아와선 오랫동안 꿈꿔왔던 실용무용학과에 입학했다. 동기들에 비해 6∼7년 가량 늦게 출발선에 섰지만 그의 열정은 나이를 극복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정씨는 입학 7개월 만에 “10년 넘게 춤 춰온 전공자들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교회에선 청년들과 함께 ‘히즈라이트(His light)’란 이름의 워십팀을 만들어 온몸으로 복음을 전했다.

지난해 9월부턴 자살예방전문가란 타이틀을 달았다. 한국자살예방협회와 생명의전화가 공동주최한 ‘자살예방 콘서트’에서 강연자로 나서면서 그는 자살유가족으로서 생명과 관계의 소중함을 알리는 대표주자가 됐다. 한때 방안에만 틀어박힌 삶을 살았던 정씨는 방방곡곡을 다니며 자살유가족, 자살시도자, 사회복지사, 게이트키퍼를 대상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히즈라이트(His light)’ 는 올해 초부터 청소년과 청년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교회내 사역과 믿음이 없는 분들에게 더 가까이 복음을 전하기 위해 버스킹 활동을 하고 있다. 복음이 담긴 희망과 기쁨, 자유의 에너지를 전하기 위해 마음과 실력을 준비하고 있다고 정 씨는 덧붙였다.

 

<정규환 씨가 지난 7월 10일 옵티미스트 정기모임에 강사로 참여했다.>

 

빛을 나눈다

 

“파도를 넘어서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자신 앞에 파도가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겁니다. 잊히지 않는 것, 지워지지 않는 것을 인정하는 게 자살유가족이 다시 ‘살자’고 마음먹게 되는 첫 단추입니다.”

자살예방 분야중 그는 유가족강사로 일반 분들에게 유가족의 생생한 경험담을 공유하며, 표준화된 “보고듣고말하기”강의를 하고 있다. 공공기관과 학교에 출강해 자살예방을 교육하는데, 특히 인식 개선에 중점을 두는 강의다.

혹시 주변분들에게 유가족들이라 주변에 계신 우울증을 앓고 계신 힘든분들에게는 그저 그분들의 마음을 다 받아주셨으면 한다고정규환 씨는 강조한다.

그들이 어떠할 지라도 어쩌면 내 기준에 부족해 보이고 따라오지 못하더라도 어떠한 조언이나 해결책 보다는 그저 따듯하게 그들의 목소리에 집중하여 듣고 함께 울고 웃는 그런 마음의 태도들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분들은 지금 잠시 아픈 것 뿐이고 그것은 그저 조금 불편할 뿐이지 문제가 있고 우리가 해결해 줘야 하는 그런 것들이 아닙니다. 그들의 모든 것을 받아들일 때 그들도 마음을 열어 회복할 때 이전보다 더 새로운 회복탄력성으로 그들은 일어나 새로운 삶을 살아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을 기대함으로 한사람을 사랑하며 서로 사랑하기에 힘쓰기를 권면드립니다”

(다음주에는 호주에서 하나님을 만난 정규환 씨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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