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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하명호] 99세의 김형석 교수님의 말씀을 들어 본다

“살아보니 90세 이후 가장 힘든 건 고독이에요” 여성조선 기자를 만나자 마자 처음 이야기한 내용이다“ 나이들어 고독을 이기는 방법을 내년에 100세를 맞는 김형석 교수님으로부터 들어보자. 그는 아직도 방송, 강의, 집필로 이 나이에도 바쁜 생활을 하고 계신다.

잠깐 100세 시대를 맞은 일본 고령사회를 소개해 본다. 일본은 90세 이상 노인이 무려 250만명이 된다고 한다. 대전 시내 만한 인구다. 일본의 90대들은 활기가 왕성하여 소설도 쓰고 시도 쓰고 영상작가로 활동하기도 한다. 그러니 김형석 교수님의 말씀처럼 90대가 넘으면서 가장 못 견디는 것은 ”고독“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90대 할머니들의 범죄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것도 경범죄로 슈퍼마켓에서 간단한 것을 훔치는 범죄이다. 일본 할머니들이 너무 외롭고 고독하기 때문에 형무소라도 가면 친구도 있고 형무관들이 친절히 관리해주어 외롭지가 않다는 것이다.

이 할머니는 남편이 살아 있을 때 집을 팔아 노인들만이 사는 은퇴자촌에 입주하였다. 은퇴자촌은 그런대로 아름다웠다. 수영장도 있고 간단한 오락시설이 잘 갖추어 있었다. 이곳 마을은 도시에 떨어져 조용하며 살 만한 곳이었다. 그러나 오랜세월이 지나는 동안 부부 중에 한명이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됨으로써 은퇴자촌은 크게 면목이 달라졌다. 혼자 사는 할머니 중에는 치매에 걸려 거리를 방황하는 모습을 거리에서 종종 볼 수 있게 되었고, 부인이 먼저 세상을 떠난 집은 남자 혼자 살먼서 집 청소도 제대로 하지 않아 지저분 한 상태에서 알콜로 세월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옆집과 왕래가 없다 보니 독거노인의 사망도 전혀 몰라 한참 후에 발견하기도 하다.

은퇴자촌은 이제 점점 허망한 지역으로 변했다. 사랑하는 자식들이 있지만 부모가 나이가 많을수록 점점 멀어 져만 간다. 그저 위로가 되는 것은 가족이 아니라 같은 또래의 친구들이지만, 85세 이상이 되면 움직이기도 힘들고 수영장이나 오락시설이 있다고 해도 별로 다니지 않기 때문에 친구를 만나지 못하고 혼자 집에서 고독하게 지내다가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일본 고령자들은 길 고양이를 키우기도 하고 개와 친하게 지나는 경우가 많아진다.

김형석 교수님의 고독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들어보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시기 전 유언처럼 “내가 걱정스러운 건 네 처도 아픈데, 나도 가고 네 처도 가면 집에 너 혼자 남을 텐데 어떻게 하지?” 그러세요. 그때는 그 의미를 몰랐는데 ‘재혼이라도 해서 혼자 있지 마라’ 그 말씀이셨어요. 어머니가 가장 가슴 아파하신 건 아들이 혼자 남는다는 것, 아들의 고독이었어요. 어머니가 가시고 아내도 가고 빈집에 혼자 남으니 도둑처럼 고독이 찾아왔어요. 미국 딸네 집에 다녀와서도 예전 같으면 공항에 내리자마자 ‘어서 집으로 가야지’ 했는데, 집이 비어 있으니 ‘집에 가면 뭐하노, 아들네나 가볼까’ 하는 마음이 들어요.(웃음) 그래도 안병욱(1920~2013) 같은 좋은 친구가 있을 때는 괜찮았는데, 구십 넘은 친구들이 다 가고 나니 집이 아니라 세상이 빈 것 같았어요. 그래서 나이 들어 혼자 된 제자들에게 가급적 재혼하라고 해요. 그런데 나이 차가 많은 건 남자들이 바라는 바이지만(웃음), 여러 가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친구 같은 반려자가 좋아요. 남편이 먼저 떠나면 오래 남아 있을 부인도 배려해야지요” 그러나 김형석 교수님은 고령의 재혼은 참으로 힘들다고 하시고 혼자 살고 계시다.

김형석 교수님은 1920년 평안남도 대동에서 태어났다. 일본 조치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 및 명예교수, 미국 시카고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의 연구교수를 역임했다. ‘대한민국 철학계 1세대 교육자’로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초대회장으로 추대되었으며, 한국 철학계의 거두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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