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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태 칼럼] 타지진출

타지진출(他地進出)이란 주제만 놓고 보면 무슨 심오한(?) 사자성어로 오해하기 쉽지만 단어 그대로 다른 지역으로 뻗어 나간다는 의미만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의미의 진출이 아닌 범죄와 관련된 이야기로 조금은 시드니 한인사회의 어두운 면에 대한 내용입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건들도 있어 가능한 개인의 신상을 드러낼 수 있는 내용은 생략한 채 전반적으로 시드니 한인사회를 돌아 볼 수 있는 계기에서 오늘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필자가 처음 형사소송을 수임하던 초년병 시절엔 형사사건의 약 60-70%가 음주운전이었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리고 20-30%는 가정폭력과 관련된 접근금지 등 주로 단순폭력에 대한 사건이었으며 나머지 약 10% 정도가 이민과 관련한 사기 사건 혹은 곗돈을 들고 잠적한 계주와 관련된 기타 사건 등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이민역사가 길어짐과 동시에 한인 2세들의 범죄수위도 진화(?)를 합니다. 주로 시드니에서 발생하던 사건들이 어느 순간 타주(他州)로 진출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과거의 단순폭력 등에서 이제는 마약사건 및 강간 그리고 납치 심지어는 치정에 의한 살인 등 호주언론에서나 가능한 주인공으로 그 심각성이 상당합니다.

마약과 관련된 경우만 하더라도 과거에는 주로 클럽 등에서 본인이 사용하기 위해 구입하다 적발되는 사례로 그렇게 심각한(?) 형량이 아닌 경고성 혹은 집행유예 등으로 넘어가는 사건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언제부터인가 대마초와 같은 약한(?) 마약이 아닌 코카인이나 헤로인 등으로 복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책 혹은 운반책으로 적발되는 사건들이 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시드니가 아닌 타주로 진출을 하면서 멀게는 퍼스나 아들레이드 가깝게는 브리즈번과 멜버른 등에서 우리의 자녀들이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 시드니에서만 40년을 넘게 살던 ‘시드니 촌놈’인 필자 역시 어느 순간 한번도 가 본적이 없는 퍼스 및 아들레이드로 재판 때문에 진출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하였습니다.

이 칼럼을 통해 항상 말씀드렸듯 호주는 각 주(州)마다 형사법이 모두 다릅니다. 어떤 지역에서는 무죄 가능한 행위가 다른 지역에서는 유죄가 될 수 있습니다. 가령 배심원 제도로 형사소송을 하면서 NSW주의 경우 12명의 배심원 중 11명이 유죄라 하면 그 혐의자는 유죄가 됩니다. 그런데 ACT캔버라의 경우만 하더라도 12명의 배심원 모두 그 혐의자를 유죄로 생각하지 않을 경우 그 결과는 NSW주와 비교하여 ‘하늘과 땅의 차이’도 가능합니다. 즉 대다수의 배심원이 인정하는 ‘Majority’ 판결이냐 아니면 무조건 모든 배심원들이 동의해야 하는 ‘Unanimous’ 판결이냐도 그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쩌면 한국의 사고방식(?)을 갖고 계신 분들의 경우 이런 법의 적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며 가령 같은 마약이라 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어느 지역에서는 합법적 용량이 다른 지역에서는 범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시드니나 멜버른의 경우 300g 미만의 대마초는 개인적 소장용(?)으로 처벌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브리즈번의 경우 조금 더 관대해서 500g까지는 처벌대상이 아니며 타스마니아는 심지어 1,000g까지 가능합니다. 이 뜻은 가령 500g의 대마초를 소지하고 있던 혐의자가 시드니나 멜버른에서는 불법이지만 브리즈번에서는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더 나아가 1,000g 미만의 경우 다른 지역은 불법이지만 타스마니아에서는 합법적(?)으로 소지 가능하다는 결론입니다. 이해가 되시는지요?

헤로인의 경우 시드니와 멜버른은 마지막(?) 노선이 3g입니다. 하지만 퍼스나 아들레이드의 경우 2g으로 시드니와 멜버른에서 소지 가능한 3g이 퍼스나 아들레이드에서는 처벌대상입니다. 놀랍게도 타스마니아는 이런 용량이 25g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호주의 어느 지역에서는 처벌대상이 아닌 경우라 하더라도 다른 지역에서는 불법으로 처벌 가능하다는 점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의 ‘홈그라운드’가 아닌 타지에서 불법행위로 적발될 경우 여러가지 추가적 핸디캡이 발생합니다. 타지역에서 온 혐의자는 도주의 위험이 있어 ‘보석을 허락하지 않는 경우’도 자주 발생합니다. 그 지역에 연고가 없어 도망갈 요소가 높다는 재판장님의 견해인데 비록 무죄를 주장하더라도 재판이 끝날 때까지 종종 형무소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도 본 적이 있습니다.

항상 여러분이 하시는 행동이 불법은 아닌지 심사숙고 하시고 ‘대한의 자랑스런 자녀’로 어떤 범죄에도 가담하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예방’이라는 점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좋은 주말 되시고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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