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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요리라는 음표를 그린다

빗소리 때문일까? 새벽에 일찍 일어났다.

산 정상에 위치한 쉐프의 주방 스튜디오, 거실 끝에 보이는 커다란 창문에서는 빗살 하나 하나가 섬세하게 다 보인다. 안개도 빗살 따라 천사의 날개처럼 움직인다.

더불어 악보에 그려진 수 많은 음표들 같아 보인다. 초록색 나뭇잎들과 보라색 꽃들이 서로 안아주고 있다. 자연이 주는 선물은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섞이더니 색연필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듯 놀라울 만큼 역동적이고 사실적인 악보를 만들어 주고 있다.

Someone like you : Blank & Jones with Mike Francis에 볼륨을 높이고 주문이 들어 온 케이크를 이른 새벽부터 만든다.

초코릿과 바닐라, 2단으로 된 케이크에 하얀 크림의 옷을 입혀주고 그보다 더 하얀 튤립 생화를 이용해 케이크 한쪽에 꽃꽂이한다.

이곳에서 터를 잡은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강산이 한 번 바뀌고 더불어 쉐프도 이 곳, Hawkesbury커뮤니티 안에서 한 몫 자리 잡고 있다. 이제는 어깨에 힘을 넣어도 될 만 하겠다.

케이크 배달을 마무리 하고 길을 돌아서는 순간, 갑자기 내 두 귀가 쩌렁쩌렁하다.

“NJ, 언제쯤이면 나에게 요리를 해줄건데?” 동네 친구 캘리가 뒤에서 따라오며 인사한다.

윈저에서 다락방이라 부르는 카페 안에 함께 들어간 우리는 동네 사람들과 얼싸 안으며 인사한다.

폴라와 대런은 드디어 집 확장 공사가 들어갔다고 한다.

멜린다 할머니는 전통 아이리쉬 패션푸르트 스폰지 케익을 만들었으니 조금 나눠 주신다고 한다. 우리는 내일을 약속한다. 할머니에게 얼 그레이 티 한잔 사줘야겠다.

나는 커피 한잔을 사뿐히 잡고 우리의 일상을 나눈다.

 

새벽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니 점심시간쯤에 일이 다 끝나 버렸다.

하지만 늘 그렇듯 앞치마를 조여 매고는, 카페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눈 제프 할아버지의 메시지를 다시 떠올린다.

“NJ, continue to practice.”

요리는 음표와도 같다. 여러가지 재료들이 모여 한 곡의 악보를 완성한다.

할아버지의 말씀처럼 연습은 쉬지 않고 계속 되어야 한다. 성악가의 다듬어진 고운 목소리가 천상의 멜로디로 울리 듯이 내 손은 어느새 조금씩 부드럽게 악보를 그리고 있다.

….. “비가 예쁘게 내리는 오늘은 나만을 위한 간단한 점심과 롱 블랙 한잔?” 

냉동실 문을 열어 본다. 해산물 믹스가 보인다. 당근과 샐러리는 깍뚝 썰어 닭 육수와 함께 끓이고,

며칠 전에 만든 바질 페스토와 무화과-생강 페스토를 이용해 하얀 접시에 그림을 그릴까 한다.

어제 농장에서 받아 온 수란도 함께 먹어야겠다.

자, 시작해 볼까?

커피 먼저? 요리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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