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ign Up For Subscribe

Register your email address to receive our weekly e-letter and social media updates to your email.

이레터 무료 구독신청

[발행인 엽서] “호주의 영어는 단순히 공통 언어일까요?”

전국적으로 거센 찬반 토론 논쟁을 촉발시켰던 스트라스필드 카운슬의 영어 간판 의무화 조례가 곧 실행에 옮겨질 전망입니다.

해당 조례안은 발의와 함께 국내 주요 언론사에 일제히 주요 뉴스로 다뤄지는 등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논란의 조례안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영어 간판이 진열돼야 하며, 타 언어로의 번역글은 전체 영어 글씨 사이즈의 30%를 넘지 않는 더 작은 글씨여야 한다.”
“All signage is to be displayed in the English language, with a direct or near direct translation into another language using smaller letters or characters [which] must not exceed more than 30% of the overall size of the English language text.”

아무튼 이 조례안은 호주 전역에 걸쳐 다문화주의의 개념을 둘러싼 공방으로 비화됐습니다.

대다수 신문에 게재된 기사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고, 독자들은 열띤 찬반공방을 벌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호주의 한 진보 학자는 온라인 학술 포럼인 ‘더 컨버세이션’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스트라필드 카운슬의 영어 간판 조례는 두 가지 문제점을 야기시킨다”면서 다음 두가지 사안을 상기시켰습니다.

“첫째, 영어는 과연 호주의 공식 언어인가?”

“둘째, 그렇다면 호주에서 사용되는 여타 언어의 지위는 어떤 것일까?”

즉, 이 학자는 영어가 호주의 공식 언어라는 점이 연방헌법에 명시돼 있지도 않고,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해야 한다는 정부 정책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동시에 호주가 다문화주의를 국정의 최고 지표로 채택하고 있지만 언어 사용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결여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물론 NSW주정부를 포함 각 주정부 차원에서 소수민족 언어(community languages)의 사용, 유지, 발전을 적극 권장하고 문화적 유산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지만, 호주의 공용어와 소수민족 지위에 대한 구체적 법적 정의가 내려지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이들 진보학자들은 “호주사회에서 영어는 단지 ‘전국 단위의 언어’, ‘주요 언어’ , ‘공통의 언어’일 뿐이다”는 주장을 내세웁니다.

호주 다문화주의의 깃발로 불리는 SBS 방송국에서도 영어는 ‘공통 언어’(common language’로 규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즉, 법적 잣대로 보면 호주 사회에서 영어라는 언어의 지위는 ‘lingua franca’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점에 대해서는 고국 대한민국 헌법재판소의 판례를 들여다보면 해답이 나오는 듯 합니다.

고국의 노무현 정부는 2003년 세종시에 행정수도 건설을 추진했으나 그 이듬해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대한민국 수도는 서울’이라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인정돼 온 관습 헌법”이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그 누가 어떤 이론을 제기해도 호주사회의 구심점으로서 통합을 이끄는 언어는 영어이고, 영어는 분명 호주의 관습적 국가 공용어입니다.

아무튼  일부에서는 이번 스트라스필드 카운슬의 영어 간판 규정이 “차별적이다”, “다문화주의 사회에 역행한다”는 우려를 제기했고, 발 빠른 일부 정치인들은 “지역사회와 사업체들이 스트라스필드의 문화적 다양성의 특색이 위축될 수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라 할 수 있는 절대다수의 호주한인사회 구성원들은 별다른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시드니 한인회와 호주한인복지회 등 주요 한인단체를 중심으로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전후해 스트라스필드 상점을 대상으로 영어 간판 및 영어 메뉴 캠페인을 펼쳤고 당시 한인사업체들로부터 이미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스트라스필드 카운슬의 영어 간판 의무화 조례가 오히려 PC(Political Correctness) 캠페인의 또 다른 소재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호주사회의 200여 소수민족사회 그 누구도 사회적 통합을 거부하거나 우리만의 움막을 원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주류사회는 반드시 인식해야 합니다.

clearblockeleven

clearblockelev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