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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태 칼럼] 엄마가... 그리고 그 후

지난 주 필자는 한국의 한 노모(老母)가 세상을 하직하면서 자식들에게 남긴 유언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비록 일반적인 유언장의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분만의 스타일(?)로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고 합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네들이 내 자식이었음에 고마웠네. 자네들이 나를 돌보아줌이 고마웠네. 자네들이 세상에 태어나 나를 어미라 불러주고 젖 물려 배부르면 나를 바라본 눈길에 참 행복했다네. 지아비 잃고 세상 무너져도 험한 세상 속을 버틸 수 있게 해줌도 자네들이었네. 병들어 하느님 부르실 때 곱게 갈 수 있게 곁에 있어줘서 참말로 고마웠네. 자네들이 있어서 잘 살았네. 자네들이 있어서 열심히 살았네... <생략> ... 고맙다 사랑한다 그리고 다음에 만나자. 2017년 12월 엄마가.”

필자의 경우 유언장을 만들러 오시는 분들이 70대 이상 전형적인 한국계 이민 1세대 부모님이십니다. 초창기 호주로 이민와서 고생하시며 마련한 집 한칸 사후(死後) 자식들간에 분쟁없이 나눠 주시고 싶은 마음이 우리 모두의 부모님이란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스러울 정도로 치열(?)합니다. 자식의 도리로 부모님을 자주 찾아 봬야 하건만 일년에 몇 번만 형식적으로(?) 오는 자식들도 있습니다. 그나마 일년에 몇 번 찾아오는 자녀는 효자효녀라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어떤 자녀들은 전화조차 없고 심지어는 자식들이 사는 집이 어딘지 모르는 부모님들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유언장을 만드실 경우 상속에 대한 교통정리(?)를 확실하게 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후(死後) 알아서들 하겠지” 하는 생각에 두리뭉실한 유언장을 만들 경우 (혹은 유언장이 없는 경우) 고인의 영정사진앞에서 자녀들끼리 ‘피튀기는’ 싸움도 가능합니다. 여기에 자녀들의 배우자인 며느리와 사위까지 합세할 경우 ‘콩가루 집안’이 되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그리고 유언장을 만드실 경우 가능한 위임장도 같이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유언장은 완전히(?) 돌아 가시기 전에는 효력이 없습니다. 식물인간 등으로 비록 죽지는 않았지만 죽은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경우라도 무용지물입니다. 그런 상황을 대비하여 위임장이 필요합니다. 가령 병원이나 양로원 등에서 식물인간(?)과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위임장이 그 효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유언장은 부모님이 돌아 가신 후에나 효력이 발생한다는 점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위임장은 (식물인간 등으로 본인이 결정할 수 없는 상황 등에서) 대리인이 대신 그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권한입니다. 보통 가족 중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을 (혹은 두 사람을 공동으로) 선정하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하지만 이런 법적인 모든 절차를 떠나 필자는 위에선 언급한 어느 노모의 유언장을 읽으면서 비록 법이 정하는 기준의 유언장은 아니더라도 우리의 부모님이 우리 모두에게 하시고 싶은 유언(遺言)을 내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 유언장의 참뜻(?)은 다음과 같습니다.

“... 너희가 이렇게 훌륭하게 자라줘서 고맙다. 너희들이 어릴적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이 엄마는 너무나 힘이 들었단다. 하지만 너희들이 있어 힘을 낼 수 있었고 너희들이 있어 그 어려운 역경을 넘길 수 있었단다. 이 엄마에게는 너희들이 세상의 전부였고 너희들이 있어 비록 경제적으로 여유스럽지는 못했어도 마음만은 행복했단다. 이제 아버지곁으로 갈 시간이 된 것 같구나. 하지만 아버지를 만나도 떳떳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너희들이 밝고 잘 자라 주었다고. 이 엄마의 자식이었기에 고맙고 늙고 병든 나를 언제나 싫은 내색없이 돌봐준 너희들이 고맙고 미안하구나. 너희들끼리 서로 위하고 엄마 아버지가 없더라도 꿋꿋하게 열심히 살거라. 마지막으로 엄마는 너희에게 남겨 줄 것이 아무것도 없어 미안하구나. 사랑한다. 먼 훗날 다시 만나자. 엄마가...”

필자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비록 유언장에 재산에 대한 언급은 없으나 남아 있는 형제들끼리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형편이 어려운 형제를 더 도와 주라는 ‘엄마의 마지막 부탁’도 내포되어 있다고 봅니다.

이번 주 일요일이 호주식 ‘어머니날’입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신 경우 찾아 뵙고 맛있는 외식(外食)과 함께 카네이션 하나라도 한국식으로 달아 드리며 “사랑합니다”를 외쳐 보는 것은 어떠신지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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