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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태 칼럼] 존경하는 재판장님

시드니에서 형사소송과 관련된 재판을 진행하다 보면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는 피의자도 있지만 솔직하게(?) 본인의 혐의를 인정하면서 조금이라도 형량에 대한 선처를 바라는 의도로 추천서를 제출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여기서 언급하는 추천서를 전문용어로 ‘Character reference letter’라고 하며 피의자의 주변 지인들이 제출하는 ‘선처용 편지’입니다.

이런 추천서를 써 줄 수 있는 사람으로 피의자의 가족 중 한 사람이 될 수도 있으며 피의자와 사업적 관계에 있는 거래처 사람들 혹은 사회적으로 덕망이 높은 인사들 중에 피의자와 안면(?)이 있는 분이 피의자의 평상시 모습은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켜 줄 수 있다면 가능합니다.

보통 추천서에 언급되는 내용은 추천서를 발급하는 사람과 피의자가 어떤 관계로 알고 지낸 사이인지가 들어 있어야 하며 추천인이 보는 견해로 지금 피의자가 처한 상황이 평상시 추천인이 알고 지낸 피의자의 모습과 너무나 동떨어진 모습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다시는 이런 혐의들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과 믿음을 재판장님께 심어 줄 수 있는 내용이 언급되어야 합니다.

보통 이런 추천서를 준비하면서 대부분의 피의자들이 자신이 믿는 종교단체의 성직자로부터 ‘피의자는 신앙적으로 믿음이 강한 사람이며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크다’라는 식의 두리뭉실(?)한 추천서를 많이 제출하는데 이런 추천서는 재판에서 그렇게 좋은 추천서가 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사견입니다.

재판을 담당하는 재판장님의 경우 피의자가 현재 처한 범죄행위는 무엇이며 이에 대한 피의자의 뉘우침과 앞으로 다시 유사한 범죄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언급해 주는 추천서를 좋아 합니다.

종종 피의자의 혐의가 너무 심각하여 ‘Presentence report’라는 ‘형량 보고서’를 요청하는 재판장님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런 보고서는 어떤 형량이 피의자에게 적합한지 재판장님을 대신하여 교정원 직원이 피의자를 면담한 후 재판장님께 제출하는 참고용 보고서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보고서에는 피의자가 언제 이민을 왔으며 가족관계 및 현재 직업은 무엇이며 수입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그리고 피의자의 혐의들은 무엇이며 또 피의자의 지금 심정은 어떠한지 (후회나 반성 혹은 혐의에 대한 강한 부정) 등에 대한 소견를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피의자에게 어떤 스타일(?)의 형량이 적합한지에 대한 견해도 볼 수 있습니다.

종종 이런 보고서에 징역도 가능하거나 피의자가 다시는 유사한 범죄에 가담할 확률이 낮으니 사회봉사 등으로 선처를 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견해를 담은 보고서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영어를 못 하는 피의자의 경우 법원에서 무료 통역사를 고용하여 이런 보고서를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인터뷰를 교정원 직원과 해야 할 경우에도 위에서 언급한 추천서 등을 법원에 제출하는 것과 동일하게 준비하여 인터뷰에 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종종 피의자가 준비한 추천서들의 유리한 내용을 그대로 보고서에 반영(?)하는 교정원 직원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인터뷰를 하면서 피의자가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은 ‘본인의 혐의에 대한 후회와 반성’입니다. 본인이 저지른 행위로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였다는 점에 죄송하다는 반성과 재판장님의 선처가 있을 경우 다시는 법을 위반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줘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피의자가 인터뷰를 하면서 혹은 재판 중에 자신의 혐의에 대한 변명과 함께 범죄에 대한 뉘우침(?)이 없다는 인상을 줄 경우 재판장님의 선처는 ‘물건너 갔다’고 보시면 됩니다.

얼마 전 상습 절도로 재판을 받았던 한 여성 피의자가 이런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교정원 직원과 인터뷰를 하는 도중 자신의 범죄에 대한 뉘우침은 생략한(?) 채 변명만 늘어 놓았던 상황이 그대로 보고서에 반영되어 오히려 재판장님의 심기를 거슬렸던 경우가 있습니다.

재판을 담당하는 ‘존경하는 재판장님’ 역시 인간이기에 이 분의 주관적 견해가 형량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뉘우침과 반성의 기미를 보이는 피의자에게 선처를 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동일하다는 것이 필자의 사견입니다. 여러분도 동의하시는지요? 어느 듯 2018년도 2월입니다. 좋은 주말되시고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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