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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최옥자] 기쁨을 나눕니다 1

송구영신의 축제인 시드니 달링햐버에서의 불꽃놀이 장관도 엊그제 같건만 세월은 벌써 1월 중반으로 내달리고 있습니다. 세월의 빠름에 숨이 가쁩니다. ‘바다 건너’ 호주 땅에 한국문학의 뿌리를 내리고 시드니 각 문학단체에서 동포사회의 현실과 삶을 문학작품에 녹아내며 문학 창작을 서로 고취시키고 있습니다. 

그 중 글무늬문학사랑회 회원들이 부단한 노력과 열정적으로 작품에 매진한 결과, 작은 열매를 맺었습니다. 박은우 작가가 월간 <문학바탕>지에 시 부문으로 등단, 신인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기회에 기쁨을 나누며 시인의 문학세계를 공유해봅니다.

 

멜번

 

이천 년 구월

야라강을 걸었습니다

 

어떡하나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발 마차 달리는

멜번 찻길에서

나는

야라강만 바라보았습니다

 

구름 품은 야라강은

퉁퉁 부은 눈으로

그냥 가

그냥 가라고 했습니다

 

박은우 시인의 시는 간결합니다. 간결한 시의 행간에 깃든 정서는 단조롭지 않습니다. 보일 듯하면서 금방 숨어버리는 슬픈 정조와 그 서정성의 바탕 위에 철학과 혜안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박 시인은 날아가고, 사라지고, 기억될 것들에 대한 애정으로 시에 숨결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그 숨결 속에 우주론적 생명력을 키우고 삶에 대한 감사와 의지로 시 세계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특히 <멜번>은 자꾸 되새겨보게 하는 깊은 애잔함이 있습니다. 우리가 잠시 삶의 희망이 보이지 않고 내 안의 유일한 등불마저 꺼져버렸다고 생각될 때 좌절하고 절망하는 나 자신을 부여잡아주는 것도 바로 ‘나’ 자신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이, 모든 사물들이 일제히 “괜찮아, 괜찮아” “힘내”라고 손을 내밀어줌을 이 시를 통해 느낍니다. 이 세상을 나 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 삶에 온 우주가 함께하고 있음을 알게 합니다.

온 우주가 함께함을 느끼게 하는 시 한 편을 더 소개해봅니다.

 

씨앗

 

가엾다고 슬퍼하지 마라

빗방울로 잠들어

묵은 땅 깨우는

나는 씨앗

 

작다고 말하지 마라

겨울을 깨우고 일어나

우주에 내 존재를 키우는

나는 푸른 싹

 

시 등단의 기쁨에 답하는 박은우 시인의 소감을 올립니다.

 

시인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참회합니다

어제 두고 온

슬픔에 목이 메었습니다.

 

새와 나무 그리고

꽃들은 나에게

이제 울지 말라고

말합니다

 

감사합니다

내 이름 불러준

여러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더욱 사랑하겠습니다.

시월 하늘 우러러

스무하룻날에 !

 

좁은 길

좁은 문

나는 일어나

이제 시에게로

가겠습니다.

 

시에게로 걸어가는 시인의 길이 희망과 새로운 행복이 되기를 기구합니다. 동포사회 교민 모두가 더욱 건강하고 활기찬 무술년 한 해가 되기를 아울러 기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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