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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태 칼럼] 2017년을 보내면서

올해도 어김없이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식상한(?) 주제인 ‘2017년을 보내면서’로 ‘유종의 미’를 거둬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연말이 되면 언제나 그렇듯 다시 한번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고사성어의 심오한 뜻을 실감하곤 합니다.

 

하지만 매년 아무리 다사다난을 외쳐도 올해와 같이 다사다난이 피부와 가슴까지 절실하게 느껴지기도 처음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태어난 대한민국은 보수정권에서 진보적 성향인 문재인 정부가 새롭게 들어섰으며 처음으로 현직에 있던 대통령이 탄핵됐던 해이기도 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기싸움에서 더 나아가 북한과 미국의 위험한 줄다리기속에서 ‘사드’라는 복병으로 중국과 한국의 관계가 최악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좋은 소식은 없고 나라 안팎으로 시끄러운 뉴스만 우리의 가슴을 답답하게 했던 한해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항상 12월이 되면 한해를 마무리하는 아쉬움과 후회 그리고 새해에 대한 희망이 교차합니다. 이런 필자의 반복적인 아쉬움과 후회 그리고 희망을 여러분들께 피력한 것이 올해로 25년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1993년 처음으로 시드니 한인사회를 위해(?) 칼럼을 쓰겠다던 사회 초년병이 이제는 은퇴를 생각하는 기성세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겁없이 모든 현안에 대한 정답을 알고 있다는 식의 건방진 청년에서 이제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모든 문제의 가장 현명한 정답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세월도 흘렀습니다.

 

무조건 내 입장에서 내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다시 한번 심사숙고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솔로몬의 지혜’라는 것을 깨닫는데 30여 년이 걸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몇 년 전부터 필자는 자녀 양육과 관련된 재산분할 소송 그리고 같은 한국인끼리의 금전적 채무와 관련된 민사소송 등은 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여러분들께 이 칼럼을 통해 수차례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과거 질풍노도의 시기 모든 문제에 대한 정답(?)을 알고 있다고 자부하던 시절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어떤 사건도 수임을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좋았을지 몰라도 지금 생각해 보면 한편으로는 ‘왜 했을까’하는 후회도 많습니다.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했는지는 여기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동료 변호사나 후배 변호사들 중에 민사소송이나 가정법을 전문으로 하는 법조인들도 많기 때문에 여기서 이런 견해의 차이에 대해 ‘제 생각이 맞고 그들이 틀리다’라고 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나 사유도 빈약합니다. 그냥 단지 그런 소송들을 하면서 언제부터인지 ‘저는 불편했었다’는 필자만의 생각을 여러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고해성사로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타인을 위한 배려가 미덕이라는 생각도 전무(全無)하고 젊음이 언제나 지속될 것 같은 착각에 살던 필자도 어느 순간 거울에 비친 제 모습에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면서 이제부터는 조금 더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이런 이유때문에 ‘국선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음지에서 고생하는 형사소송 피의자를 위해’ 금전적 인센티브를 떠나 신명나게 국선 변호사로 일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필자의 생각과 달리 국선 변호사의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국선 변호사의 비애(悲哀)에 대한 이야기도 이 칼럼을 통해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도 한가지 위안을 삼는 것은 2017년을 기점으로 다른 변호사들과 경쟁이 아닌 상생으로 타주(他州)의 형사소송을 많이 했다는 흐뭇함이 있습니다. 멜버른과 퍼스 그리고 골드코스트와 브리즈번 심지어는 아들레이드에서 발생한 형사소송까지 2017년 한해 호주에 산지 40년이 넘게 시드니 캠시만 알던 촌놈이 이렇게 많은 지역을 한꺼번에 방문해 보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조만간 다윈도 가야할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2018년을 시발점으로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는 명언이 형식으로 끝나지 않게 국선 변호사의 장점을 살려 신명나게 일을 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난 25년간 이 칼럼을 통해 여러분들과 맺은 소중한 인연은 앞으로도 30년을 향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제 며칠 남지 않은 2017년 건강하게 잘 마무리 하시고 새해에도 변함없이 행복한 가정 이루시길 기원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2018년 1월에 다시 뵙겠습니다.

 

©TOP Dig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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