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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엽서] “중국설” 열기의 낙진

해마다 “중국설”의 열기가 한층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호주 전역의 다양한 지역사회가 “중국설” 축제 분위기를 앞다퉈 고조시키고 있고, 국내 주류 매체들은 이러한 분위기를 한껏 고양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먼 훗날 우리의 후손들에게 “음력설”(Lunar New Year)은 그저 “중국설”일뿐이고, 중국계 호주인들이 이룩한 다문화주의 사회의 대표적 전통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저는 본 칼럼란을 통해 “중국설” 열기가 태동할 당시부터 “우리 설의 전통을 지키기 위한 한인사회의 역동적, 유기적 노력의 필요성”을 여러차례 호소했습니다.

이후 호주의 대표적 한인 밀집지역인 스트라스필드에서 전무후무하게 중국풍이 아닌 순수 한국풍 음력설 축제가 개최된 바 있고, 시드니 시내에서도 우리의 민속설 전통을 지키기 위한 힘겨운 노력이 수년 동안 이어진 바 있습니다.

호주한인동포사회 차원의 벅찬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설” 축제의 위세는 해마다 가일층 확장됐고 지금 현재 우리의 설은 ‘가족 모임’으로, 중국설은 호주 전국단위의 대표적 다문화축제로 인식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됐습니다.

이토록 단기간에 “중국설”의 위상이 드높아진 연유는 무엇일까요?

우리 한인사회의 역량이 미미해서일까요, 아니면 중국인의 급속한 양적 팽창 때문일까요?  둘 모두 정답의 일부가 되겠지만 더 확실한 정답은 따로 있습니다.  

중국 정부 차원의 막대한 물량 지원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중국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통해 시드니 카운슬(시장 클로버 모어)은 “중국설 축제”를 탄생시켰고, 시드니 카운슬의 중국설 축제는 이제 전국단위의 다문화축제로 성장한 것입니다.

물론 중국정부의 어마어마한 지원은 “중국설” 행사에만 국한되지 않고 실로 광범위한 문화진흥 정책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문화는 해당 국민의 의식수준의 척도가 된다는 점을 중국 정부는 전적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로 아름답고 찬란한 문화유산은 유구한 역사를 통해 생성되며, 그 문화는 해당 국민과 함께 진화하고 그로 인해 그 국민을 다시 진화시킵니다.

더 나아가 문화는 결코 정지된 상태에 머물지 않고 현재를 통해 또 다른 모습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기 때문에 특정 국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투영합니다.    

이런 점에서 문화는 해당 민족 최고의 직접적인 수출 상품이자 무궁무진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간접 상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이토록 ‘문화 상품’에 막대한 재정 지원을 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권병현 전 재외동포재단이사장(중국대사 역임)은 호주 대사 시절 공식 석상에서 “21세기는 문화 전쟁의 시대이다. 문화정책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21세기의 국가적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라고 여러차례 강조했던 것이 뇌리에 새롭게 되새겨집니다.

아무튼 중국은 지난 2014년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질적 성장을 강조하는 ‘신창타이’(新常態·New Normal)를 주창하면서 문화 홍보 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중국의 공격적 문화 홍보 정책으로 우리 한국문화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현실이 그저 한없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중국설 열기의 낙진은 5천년 이상 이어진 우리 민족 고유의 설의 정기를 세계 곳곳에서 잠식시키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 낙진은 무서운 속도로 세계 곳곳으로 계속 번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고국정부가 과감히 추진하려 했던 문화 융성 정책은 절차적 정당성의 결여라는 정치적 심판으로 그 취지와 진의마저 초토화되고 있는 현실이 너무도 개탄스럽습니다.   

문화는 이념의 표현 도구가 아니라 국가와 그 국민의 미래를 위한 창과 방패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톱 미디어 발행인 이숙진

 

©TOP Dig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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